구글도 장난만 쳐본 혼자 중심잡는 자율주행 자전거, 포항서 영재 출신 대학생이 완성단계
작성자
baekck
작성일
2018-05-23 11:38
조회
1466
http://news.joins.com/article/22610165
구글도 장난만 쳐본 혼자 중심잡는 자율주행 자전거, 포항서 영재 출신 대학생이 완성단계
2016년 3월 유튜브에 구글이 만든 1분 54초짜리 동영상 한편이 올라왔다. 스스로 도로를 달리는 '자율주행 자전거'였다. 네 바퀴로 달리는 자동차와 달리 자전거는 두 바퀴로 달린다. 영상에서 구글의 자율주행 자전거는 두 바퀴로 달리지만 스스로 중심을 잡아 옆으로 쓰러지지 않았다. 장애물이 나타나면 피해가고, 멈춰섰다. 아이들을 태우고 도로를 '스르륵' 달리기도 했다. 그런데 구글은 동영상 말미에 '오직 4월 1일에만 이용할 수 있다.(Only available on April 1st)'고 했다. 만우절('April Fools' Day') 장난이었다.
이렇게 구글에서도 아직 '장난'만 쳐본 자율주행 자전거가 경북 포항에서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 그것도 대기업 연구소가 아니라 영재학교 출신 20대 대학생이 제작 중이다. 포스텍 측은 10일 "대학 창의 IT 융합공학과 3학년 학부생이 최근 자율주행 자전거 '시제품'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세계적으로도 보기 힘든 자율주행 자전거의 시제품, 대한민국 1호 자율주행 자전거 연구물이 포항에 등장한 셈이다.
연구 난제 자전거 중심잡기 성공
이달 초 시제품 만들어 테스트 중
오는 11월쯤 1차 완성품 나올 예정
대한민국 1호 자율주행자전거 기대
대구 영재학교 출신이 개발자
1호 자율주행 자전거 개발자는 송영운(23)씨다. 그는 대구 과학고를 다니던 2013년 전국과학전람회에 실시간 기상관측 시스템을 개발해 들고 가 대통령상을 받은 영재다.
자율주행 자전거 개발은 지난해 중반부터 시작됐다. 송씨가 자율주행 자전거 설계도와 구동 방식 등을 학교 발표회 자리에서 공개하면서다. 구글의 만우절 자율주행 자전거 영상을 보고, 직접 설계도 등을 제작했고, 이후 독립적으로 운행 가능한 자율주행 자전거 모형까지 만들었다.
자율주행 자전거는 자율주행 자동차와 달리 만들기가 만만치 않다. 대표적인 난제가 '중심 잡기'다. 자전거는 두 바퀴로 달려야 한다. 스스로 움직일 수 있으려면 자체적으로 자세를 파악해 균형을 잡아야 한다. 균형을 잡으면서 동시에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자율주행 자전거 연구물이 자동차와 달리 세상에 쉽게 나오지 않는 배경이다.
송씨는 이달 초 이 중심 잡기 문제를 해결하고 자율주행 자전거 시제품을 완성했다. 그는 "중심 잡기 비법은 '관성 센서'를 이용하는 것이었다"며 "이제 GPS와 레이더 등을 심고, 경로탐색 알고리즘을 구현하는 과제 정도가 남았다. 오는 11월쯤 1차 완성품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산 삼천리 자전거를 뼈대로 사용
그의 자율주행 자전거는 30만원 정도 하는 국산 삼천리 MTB 자전거(모델명 스팅거 300)를 뼈대로 쓴다. 이 자전거엔 각종 센서와 배터리, 바퀴, 핸들을 조작하는 모터가 2개 달려 있다. 작은 컴퓨터도 이식돼 있다. 최대 속도는 현재 시속 35㎞. 충전 후 한번에 이동할 수 있는 최대 거리는 30㎞다. 시제품 자전거 제작엔 500만원 정도의 연구비가 들었다고 한다. 연구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의 지원을 받은 학교에서 전액 지원했다.
실제 송씨의 자율주행 자전거는 좌우 방향 정도만 설정해주면 스르륵 혼자 움직였다. 옆으로 쓰러지지 않고 스스로 중심을 잡고 이동했다. 사람을 태우고도 방향만 입력하자 핸들을 자전거가 혼자서 돌리며 움직였다. 사람이 자전거를 타고 가는 듯 스스로 크게 원을 그리면서도 안정적으로 굽은 도로를 돌아 나갔다.
지난해 만들어 학교에서 시연했던 카메라 등이 달린 자율주행 자전거 모형의 경우 카메라를 통해 가야할 곳을 스스로 인식하고 움직여 목적지에 도착했다. 대한민국 1호 자율주행 자전거의 최종 완성품이 기대되는 이유다.
자율주행 자전거는 환경오염 없이 공유 자전거 자동 주차에 활용이 가능하고, 장애인 이동, 배달 음식 골목길 이동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대학원에 진학해 집중적으로 자율주행 자전거 연구에 나설 예정"
대학원 진학을 목표하는 송씨는 "주로 차도 위에서만 이동하는 자율주행 자동차와는 다르게 자전거는 자전거 전용 도로, 보도 등을 주행하는 등 다니는 경로가 다양하고 변수가 많아 도로를 완벽하게 달리기 위해선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창기 포스텍 창의 IT 융합공학과 교수는 "1차 완성품이 나오면 주행안정성과 신뢰성을 검토한 뒤 현대자동차·네이버 등과 연구 협력을 통해 한 단계 더 높은 자율주행 연구가 가능하도록 학생을 지속해서 지원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포항=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구글도 장난만 쳐본 혼자 중심잡는 자율주행 자전거, 포항서 영재 출신 대학생이 완성단계
2016년 3월 유튜브에 구글이 만든 1분 54초짜리 동영상 한편이 올라왔다. 스스로 도로를 달리는 '자율주행 자전거'였다. 네 바퀴로 달리는 자동차와 달리 자전거는 두 바퀴로 달린다. 영상에서 구글의 자율주행 자전거는 두 바퀴로 달리지만 스스로 중심을 잡아 옆으로 쓰러지지 않았다. 장애물이 나타나면 피해가고, 멈춰섰다. 아이들을 태우고 도로를 '스르륵' 달리기도 했다. 그런데 구글은 동영상 말미에 '오직 4월 1일에만 이용할 수 있다.(Only available on April 1st)'고 했다. 만우절('April Fools' Day') 장난이었다.
이렇게 구글에서도 아직 '장난'만 쳐본 자율주행 자전거가 경북 포항에서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 그것도 대기업 연구소가 아니라 영재학교 출신 20대 대학생이 제작 중이다. 포스텍 측은 10일 "대학 창의 IT 융합공학과 3학년 학부생이 최근 자율주행 자전거 '시제품'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세계적으로도 보기 힘든 자율주행 자전거의 시제품, 대한민국 1호 자율주행 자전거 연구물이 포항에 등장한 셈이다.
연구 난제 자전거 중심잡기 성공
이달 초 시제품 만들어 테스트 중
오는 11월쯤 1차 완성품 나올 예정
대한민국 1호 자율주행자전거 기대
대구 영재학교 출신이 개발자
1호 자율주행 자전거 개발자는 송영운(23)씨다. 그는 대구 과학고를 다니던 2013년 전국과학전람회에 실시간 기상관측 시스템을 개발해 들고 가 대통령상을 받은 영재다.
자율주행 자전거 개발은 지난해 중반부터 시작됐다. 송씨가 자율주행 자전거 설계도와 구동 방식 등을 학교 발표회 자리에서 공개하면서다. 구글의 만우절 자율주행 자전거 영상을 보고, 직접 설계도 등을 제작했고, 이후 독립적으로 운행 가능한 자율주행 자전거 모형까지 만들었다.
자율주행 자전거는 자율주행 자동차와 달리 만들기가 만만치 않다. 대표적인 난제가 '중심 잡기'다. 자전거는 두 바퀴로 달려야 한다. 스스로 움직일 수 있으려면 자체적으로 자세를 파악해 균형을 잡아야 한다. 균형을 잡으면서 동시에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자율주행 자전거 연구물이 자동차와 달리 세상에 쉽게 나오지 않는 배경이다.
송씨는 이달 초 이 중심 잡기 문제를 해결하고 자율주행 자전거 시제품을 완성했다. 그는 "중심 잡기 비법은 '관성 센서'를 이용하는 것이었다"며 "이제 GPS와 레이더 등을 심고, 경로탐색 알고리즘을 구현하는 과제 정도가 남았다. 오는 11월쯤 1차 완성품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산 삼천리 자전거를 뼈대로 사용
그의 자율주행 자전거는 30만원 정도 하는 국산 삼천리 MTB 자전거(모델명 스팅거 300)를 뼈대로 쓴다. 이 자전거엔 각종 센서와 배터리, 바퀴, 핸들을 조작하는 모터가 2개 달려 있다. 작은 컴퓨터도 이식돼 있다. 최대 속도는 현재 시속 35㎞. 충전 후 한번에 이동할 수 있는 최대 거리는 30㎞다. 시제품 자전거 제작엔 500만원 정도의 연구비가 들었다고 한다. 연구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의 지원을 받은 학교에서 전액 지원했다.
실제 송씨의 자율주행 자전거는 좌우 방향 정도만 설정해주면 스르륵 혼자 움직였다. 옆으로 쓰러지지 않고 스스로 중심을 잡고 이동했다. 사람을 태우고도 방향만 입력하자 핸들을 자전거가 혼자서 돌리며 움직였다. 사람이 자전거를 타고 가는 듯 스스로 크게 원을 그리면서도 안정적으로 굽은 도로를 돌아 나갔다.
지난해 만들어 학교에서 시연했던 카메라 등이 달린 자율주행 자전거 모형의 경우 카메라를 통해 가야할 곳을 스스로 인식하고 움직여 목적지에 도착했다. 대한민국 1호 자율주행 자전거의 최종 완성품이 기대되는 이유다.
자율주행 자전거는 환경오염 없이 공유 자전거 자동 주차에 활용이 가능하고, 장애인 이동, 배달 음식 골목길 이동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대학원에 진학해 집중적으로 자율주행 자전거 연구에 나설 예정"
대학원 진학을 목표하는 송씨는 "주로 차도 위에서만 이동하는 자율주행 자동차와는 다르게 자전거는 자전거 전용 도로, 보도 등을 주행하는 등 다니는 경로가 다양하고 변수가 많아 도로를 완벽하게 달리기 위해선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창기 포스텍 창의 IT 융합공학과 교수는 "1차 완성품이 나오면 주행안정성과 신뢰성을 검토한 뒤 현대자동차·네이버 등과 연구 협력을 통해 한 단계 더 높은 자율주행 연구가 가능하도록 학생을 지속해서 지원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포항=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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